제불찰씨 이야기
감독 이은미, 이혜영, 곽인근, 김일현 (2008 / 한국)
출연 엄상현, 조현정, 정재진,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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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

지금 TV에선 국회의원 최고봉을 미치게 한 혐의로 잡혀온 한 거미의 공개사형 여부를 시청자참여로 결정하는 생방송TV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사연인 즉, 이구소제사 제불찰에게 귀청소를 받던 최고봉 의원이 난데없이 정신발작을 일으켰는데, 그 사건현장에선 제불찰 대신 이 거미 한 마리가 발견된 것. 제불찰을 묘하게 닮은 이 거미와 사라진 제불찰은 어떤 관계인 것일까.
제불찰은 어린 시절 자신의 귀를 파주곤 했던 누나와의 따뜻한 추억으로 이구소제사를 시작했고, 지금 그는 잃어버린 그 누나를 애타게 찾고 있다. 귀파주기를 통해 사람들이 잘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지만, 실적이 좋지 않은 제불찰에게 돌아오는 건 상사의 질책과 고객들의 무시뿐이다. 그러나 사장은 오히려 그를 격려하며 영양제까지 선물한다. 영양제를 먹은 뒤로 제불찰의 몸은 점점 허약해지고, 사람들의 질책이 계속될 때 마다 점점 더 작아져 간다.
어느덧 귀 속으로 들어갈 정도로 몸이 작아진 제불찰. 무속인 팽선녀의 귀를 후련하게 파준 일로 일약 유명해진다. 우연한 실수로 고객들의 머리 속 정신세계를 엿보게 된 제불찰은 이 비밀스런 탐험에 빠져드는데, 어느 날 꽃미남 국회의원 최고봉의 귀청소 중 그의 머리 속에서 누나와 자신의 어릴적 모습을 만나게 된다. 누나를 뺏어갔던 그의 머리 속에 담겨있는 누나의 기억을 보는 제불찰은 악몽을 꾸고 있는 것 같다. 제불찰이 그리워한 누나는 어디 있는가?


< 감상평 >

귀를 통해서 사람의 뇌속을 본 다는 발상이 대단한다. '귀를 판다'라는 것은 귀에 발생한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 정돌 알고 있었는데, 어쩌면 우리 뇌속에 있는 찌꺼기들이 모여 귀지가 되고, 이것을 제거하여 머리속까지 맑아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제불찰씨가 유명해진 이유는 사람의 귀 속에서 구석구석 귀지를 제거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면봉과 귀파개를 동원해도 몸 밖에서는 남은 찌꺼기까지 제거할 수 없다. 귀속에 직접 들어가서 곡괭이 질도 하고, 포크질도 하고, 그리고 청소기까지 사용해야 귀는 진정으로 깨끗해 질 수 있다. 어쩌면, 사람의 마음도 이와 같지 않을까? 겉에서 아무리 잘해주고 이해해주는 척해도, 진심으로 그 사람 안에서 생각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있는데는 한계가 있는건 아닐까? 

돈 밖에 모르는 바쁜 회사원 귀에 들어가서는 가족의 따뜻함을 받지 못하고, 피를 흘리며 울부짖는 소외된 현대인의 모습을 보게 되고, 조직폭력배 귀에 들어가서는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외로움을 보여준다. 국회의원 귀에 들어가서는 다른 사람을 죽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국회의원 귀에서는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누나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다음은 스포 같아서 생략 ※

아무리 유명해져도 결국 사장에게 이용당하였고, 자신은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 한다. 언론매체도 이를 이용하여 프로그램을 만들고, 진실을 규명하기 보다는 대중의 판단으로 사건을 마무리 한다. 이런 무지각적인 행동이 현대사회에 만연한 건 아닐까? 다수가 아닌 다수가 살기 위해 소수를 소외시키고 이용하는건 아닐까? 

내용을 재밌게 얘기하면 한 없이 즐겁고 상상력이 풍부한 영화이지만, 그 내용은 좀 무겁고 비판적인. 그래서 더 재밌는 영화는 아닌가 싶다.


참고 : 실제로 이구소제사 라는 직업이 존재하고 30분에 2만원 정도 한다고 한다 ( 일본에서.. )
          이 작품은 패닉 이적의 <지문사냥꾼> 중 하나의 에피소드를 원작으로 한다. 이적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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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게으름뱅이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외르크 페터 슈뢰더 (더난출판사,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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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지칠 때쯤 읽어 주는 자기계발서!!
자기계발서 내용은 거의 다 비슷비슷해서 특별히 삶의 깊은 통찰력을 주거나 그러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이런 책들을 읽는 이유는
내가 접해 있는 상황에 따라 내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한 부분은,
나에게 필요한 일만 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또 나 혼자만 인생을 즐기고 있다고 느낄 때..
" 내가 과연 잘 하고 있을까? " 라는 질문을 여러 번 던졌다.
그 때마다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책은 명쾌하게 나에게 답을 제시해 주었다.
' 행복한 게으름뱅이 '
내가 모든 일을 다 맡아서 할 필요는 없다. 필요한 부분을 잘 해가면서, 나머지는 내 삶을 즐길줄 아는 여유와 달관.
어떻게 보면 살짝 이기적이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스스로 행복해지는 길을 찾는 것 같은..

그리고 나태해진 내 삶에 따끔한 충고를 주는 듯 한 이런 책들은
사서 볼 필요도 없고, 그냥 가끔 훑어지는 식으로만 읽어도 크게 도움이 된다.
내가 잊고 살았던 삶의 기본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기 때문에.. 난 머리가 나빠서 잘 까먹기 때문에
이런 단어들이라도 살펴봐야 다시 한번 각인하고 인지할 수 있다. 

자기계발서를 놓고 정독할 필요는 없지만, 가끔 한번씩 훑어보면 내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므로 추천.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피에르 쌍소 (동문선, 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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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에 쫓기지 않기 위해서
1. 한가로이 거닐기
2. 듣 기
3. 고급스러운 권태
4. 꿈꾸기
5. 기다리기
6. 내 마음의 시골 고향
7. 글쓰기
8. 포도주 한 잔의 지혜
9. 모데라토 칸타빌레

- 리듬의 교체

- 과정, 유토피아와 충고
1. 문화적 흥분
2. 뒤늦은 도시 계획을 위해
3. 분주하지 말기
4. 소박한 사람들의 휴식
5. 하루의 탄생

책을 발로 읽었는지 발톱으로 읽었는지, 내용이 기억이 안나 -_-;
소설책과 에세이, 철학책을 잘 안 읽어서 그런지 몰라도 머리에 잘 안 남는다. 아님 원래부터 머리가 나쁘거나;;

그래도 몇가지 기억에 남는 소절이 있다면!!

삶에 있어서 기다림이라는 거.. 때로는 사람을 기다리기도 하고, 때로는 구입한 물건을 구입하기도 하고, 때로는 내 미래가 어떻게 될지 기다리기도 하고.. 이런 기다림이 많을 수록 내가 미래에 행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아진다는 거. 물론, 미래의 모습이 지금의 나와는 크게 다를 수도 있겠지만, 결과에 집착하지 않으면, 순수한 그 과정 자체는 상당히 즐겁다라는 것.

요즘은 아침에 눈을 뜨면 주변을 돌아볼 틈도 없이 무작정 준비하고 후다닥 뛰쳐 나온다. 그 전에, 하루를 계획하고, 오늘 하루에 감사하며, 오늘 내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는 과정을 갖는다면.. 내 삶이 풍요로워 질 수 있음을.. 

느리게 산다는 게 특별한 건 아니고.. 조금 더 천천히 내 주변에 있는 일들을 둘러보고, 기억하며, 조급하지 않는 삶을 산다는 거. 그리고, 그 과정을 다른 사람 기준에서 판단하지 말고, 스스로의 행복을 결정해 나가는 것. 이 정도면 되지 않을까. 긴 내용을 작필하느라 피에르 상소 아저씨가 고생 많이 하셨지만, 내가 느낀건 아저씨가 생각한 것의 빙산의 일각인거 같다. 몇 번 더 읽어야 아저씨 말을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애. 이상하게, 난 책을 두번씩은 읽어야 머리에 남는단 말이지. 급하게 읽어서 그럴까? 책 읽을 때도 느리게 사다는 것의 의미를 좀 적용해 봐야겠어. 

지식인들이 겪는 조급함과 혼란을 잠재워 줄 수 있는 좋은 교양 서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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