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성(他聲) - 박기경
세상은 나에게 소리지르고.
나는 그 목소리에 눌려 몸을 부르르 떤다.
세상에 뻗고 싶어하는
내 몸속 의지는
타인에 의해 침체되고 부식된다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기에
기댈 곳 하나 없이
버티려 한다
행여 버티다 부러지지 않을까
불안해 하며
겨우 하루하루를 버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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