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떴는데 유난히 머리가 아프다. 짜증나서 샤워했는데 머리 속의 두통은 함께 씻겨내려가지 않는다. 나무가 우거진 학교 벤치에 앉아서 한참을 심호흡 해보지만, 아직도 머리가 아프다. 결국, 몇년만에 두통약을 사서 먹고는 이내 두통이 줄어든다. 대신 머리가 멍해진다.

복잡한 생각때문에 머리가 아픈거라면, 두통약은 생각을 멎게 해주는 일종의 마약일지도 모르고, 사고과정을 멈추게 한느 것이라면 사람이 먹어선 안되는 음식인 것 같다. 감정 때문에 두통이 생긴거라면 이는 사람의 감성을 죽이는 약이구나. 이러나 저러나 무서운 약임은 틀림없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방도가 없기 때문에 그저 약을 먹을 수 밖에.

난 심한 두통을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머리가 아프다고 할 때 잘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심하게 아파보니 두통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알게 되었을 뿐더러, 구토가 날 정도록 내 두뇌가 역겨운 상태라는 것도 알게 되었네. 아무것도 안하고, 긴 시간을 방에 누워있고 싶다.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아무생각도 하지 안고, 긴 시간을 누워서 멍하니 있었으면 좋겠어. 시체처럼 아무것도 먹지도 않고 멍하니 누워만 있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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