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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두비 (2009)

햄토르 2009. 8. 24. 21:44
반두비
감독 신동일 (2009 / 한국)
출연 백진희, 마붑 알엄, 이일화, 박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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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

세상을 향한 당찬 프로포즈 세상이 껌인 소녀, 세상이 벽인 청년과 친구가 되다!

엄마는 애인 챙기느라, 친구들은 학원 다니느라 외톨이인 민서는 누구보다 자립심이 강한 당돌한 여고생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원어민 영어학원 등록을 위해 갖가지 알바를 해보지만 수입은 신통치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버스에서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동자 카림의 지갑을 수중에 넣고, 발뺌하다가 엉뚱하게 그와 엮인다. 민서는 다짜고짜 경찰서에 가자는 카림에게 소원 하나 들어줄 테니 퉁 치자는 당돌한 제안을 하고, 카림은 1년치 임금을 떼먹은 전 직장 사장 집을 함께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민서는 얼떨결에 시한부 ‘임금추심원’이 되긴 했지만, 낯선 카림이 옆에서 걷는 것조차 신경이 쓰이는데…


< 감상평 > ★★★★★

이 영화에는 대조되는 두 명의 외국인이 나오는데, 한 명은 백인인 영어교사 하인즈와  동남아인 노동자인 카림을 대조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교육을 받았는지 여부도 확인이 불가능하고 동남아인인 카림보다 결코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할 수도 없는 쓰레기 인성을 갖춘 백인교사는 다른 사람을 가르치며 문화를 즐기며 어깨를 펴고 땅땅거리며 살고 있다. 반대로, 편의점에서 싸우고 있는 사람을 말려주는 정도의 따뜻한 마음을 가진 카림. 그는 동남아인이라는 이유로 영어를 잘함에도 불구하고 공장에서 월급을 받고 일한다. 같은 피부색을 가졌다면, 사람들에게 더 따뜻한 삶을 살았을 것 같은 그런 카림에 대한 무시. 편견, 그리고 차별.. 우리나라 사람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류가 가진 가장 편협한 사고 방식이다. 이에 대한 문제점을 뚜렷하게 보여주며, 한국인의 쓰레기같은 가치관을 비판하고 있는 영화.

남녀에 대한 편견이나, 빈부에 의한 편견, 그리고 인종이나 종교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는 대립되는 양쪽에 대한 내용을 모두 알아야 하고, 감정을 대입하여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 필요한건 지식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성적인 이해와 감성적인 동감. 모든 것이 필요하다. 나는 이런 방면에 대해 많이 너그럽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경험한적이 없으므로 패스!!

어쨋던, 상당히 정부비판적인 영화라서 수학학원이름은 "MB수학", 피씨방 장면에선 "이명박 짤방", 원어민 영어강사에 대한 비판, "이딴 신문이나 보니까 쓰레기가 되지 " 등 상당히 직설적이고 강렬하다. 현재 교육제도와 사회에 대한 비판이 담긴 영화. 그 스토리 자체가 사회비판적 요소를 많이 띄다 보니 중간에 내용들도 모두 비판적이다. 신문 사설이나 인터넷 댓글보다 훨신 강력한 형태로 사회를 비판하는 것을 보고, 얼마나 용기있는 감독인지 짐작할 수 있다. 독립영화만이 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니 다시 점차 독립영화 속으로 빠져드는 듯 하다. 

대딸방에서 알바를 하는 고등학생. 대딸방에서 자기 학생을 만난 담임선생님.. 둘 사이에 나이차는 엄청나지만, 오히려 더 성숙하다고 느낀건 고등학생이던 민서. 오히려 선생님을 배려한 듯한 행동들.. 보통 학생들이었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대화를 민서니까.. 민서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일 수도.. 돈을 벌기위해 퇴폐업소로 들어간 고등학생을 보는 것도 마음이 아팠다. 영화 속 이야기는 영화일 뿐이 아니라, 현실에 있는 내용을 담는 것이기에, 이미 우리나라 많은 고등학생들이 퇴폐업소에서 종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던.. 

사회의 부조리를 카림과 민서 두 인물을 통해 보여준 잔잔한 영화. 결말은 살짝 밋밋한 감이 있지만, 느낌이 너무나 좋은 영화. 지루하지 않은 100분이었음 :)